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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까지 재단하려는 국정역사교과서

학생이 묻는다. "선생님 역사는 왜 배우나요? " (꿀밤) 배워야지" 꿀밤이 억울한 학생이 선생님께 항의하며 "아! 왜 때려요?". 선생님은 다시 "(꿀밤) 어쭈, 이것봐라 피했네?" 학생은 "아! 왜 자꾸 때리세요? 역사는 왜 배우냐니까요?"고 되묻자 선생님께서 "니가 나한테 맞았던 걸 기억하지 못했다면 두 번째로 때렸을 때 피할 수 있었을까?"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역사는 왜 배우는 걸까?

28일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균형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는 교과서"라고 설명하고 더 나아가 교육부는 여론 수렴 후 내년도 학교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찬반이 뜨겁다. 요즘 와서는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씨의 외삼촌 김상률 교수가 국정화 강행 당시 교육문화수석이었다는 사실에 반대여론이 더 거세지고 있다.

도대체 국정역사교과서가 무엇이길래

먼저 국정 교과서를 논하기 전에 “역사” 본연의 성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한 가지 시선으로 해석할 수 없다. 제아무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도 나라마다 해석이 다르며 관점, 사상,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즉 한 방향만을 보고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세계 민주국가에서는 자유발행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 출판사나 저자가 정부기관의 검⦁인정절차 없이 출판한 책을 통해 다양한 역사의식과 유연한 사고를 가르치기 위해서이다.

또한 역사는 인류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누군가의 이득을 위한 기록지가 아니며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임의로도 바꿀 수 없다.

이 점이 국정역사교과서의 최대 논란점이다. 국정교과서란 국가가 직접적으로 교과서 저작에 관여해 그 내용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한 종류의 교과서로 학교의 선정과정 필요없이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일 수 있겠지만 정부에서 만들기 때문에 정부의 의도대로 편집할 우려가 있으며 특정한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는 국가를 보면 정치적 자유가 없는 북한, 몽골, 베트남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역사교과서인가

우리나라 현행 역사교과서는 교육부에서 검정한 교과서다. 즉 민간에서 개발한 도서 중 국가의 검정심사에서 합격한 도서이다. 현재 총 8종으로 학교의 재량에 따라 선택하여 배울 수 있다. 이는 중국, 일본, 대만도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을 기점으로 국정교과서에서 검,인정교과서로 바뀌었다. 그만큼 역사를 배우는데 다양화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다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행 교과서들이 매우 좌편향됐다는 것이 이유다. 그래서 배우는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관을 위해서 국정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에게 진정한 역사교육을 위해서라면 더욱 안 된다. 먹잇감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하고 고를 수 있는 눈, 즉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야하기 때문이다.

배움의 선택권 강탈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로 배움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획일화된 단 1권의 역사교과서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다른 역사관을 배울 자유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존중없는 배움의 강탈이다.

배우는 이들의 역사관을 국가가 원하는 대로 일반화, 획일화로 재단하려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저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 준다는 미명아래 정신교육일 뿐이다.

배움은 올바른 것만 배운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많은 오류와 시행착오 속에 얻는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궁극적인 이유도 역사의 훌륭한 점만을 배우는 것도 올바른 역사관이라고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역사 속의 시행착오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역사의 과오를 보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반성하고 비판하며 다시금 현재를 돌이켜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역사국정교과서 시행을 유보하길 바란다. 더 바라자면 검정교과서와 혼용하여 오히려 교과서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적어도 교육부가 말하는대로 현 시중의 교과서들이 좌편향 됐다면 말이다. 그래서 현행 시중 역사교과서의 다양함을 넓히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지금처럼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일선 학교에 선택권을 주어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말이다.

사람이 건강하려면 세균 속에서 면역력을 길러야 하듯이 많은 선택 속에서 건강하게 역사를 바라 볼 수 있게끔 말이다.

 

제주광장  jeju@jejuope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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