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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영리병원③> 우리는 왜 반대하는가?

최근 우리나라 전체의 사회적 논란인 "영리병원".

그 첫 신호탄으로 지목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신청서가 받아들여진다면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된다. 하지만 도민과 제주도는 갈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과연 제주도가 말하듯 영리병원은 다른 부작용 없이 "의료관광", "의료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역할만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일까? 

본지는 최근 논란이 되어온  영리병원은 과연 무엇이며, 왜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하는지, 반대를 무릎쓰고 도는 왜 추진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주]

① 제주에 설립한다는 영리병원이란?
②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영리병원은 잘 맞는가?

③ 우리는 왜 반대하는가?
④ 영리병원이 생겼을때 제주의 의료체계는 어떻게 변하는가?

 

   
▲ 최근 중국에서 "제 포옹을 1800원에 팝니다" 며 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거리에 나선 한 어머니의 모습

최근 중국에서 포옹 한번에 1800원으로 유명해진 어머니의 사연이 있다.

백혈병에 걸린 네 살짜리 딸을 위해 28살 어머니가 “한번 껴안는데 10위안(1800원)” 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수술비를 마련하는 모습이 인터넷상 화제가 되었다.

수술비 9400만원.

이 돈은 우리나라 급여에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훨씬 큰 돈이다.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20대 엄마는 백혈병 걸린 딸의 수술비를 위해 마지막으로 택한 방법이었다.

운 좋게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수술비 마련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78년 시장경제제도의 도입과 함께 사회보험으로 바뀌었다. 과거 일원화돼 있었던 공공의료체계를 공공의료와 민간의료로 나누었다. 민간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령도 정비하여 외국자본으로 중국에 합자병원을 세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 즉 영리 병원이 공존하는 형태이다. 중대형 병원(50병상 이상, 2만5000여개) 중 절반 가까이(47%, 1만 1800개)가 영리병원으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잘  기억해 둘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에 영리병원을 설립한다는 중국도 외국인과 내국인의 합자형태 법인설립은 허용하지만, 외국인 독자 투자형태의 병원설립은 불허하고 있다. 

또한 공립의료기관의 경영은 시장경제 논리에 맡겨졌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체계만큼은 우리나라보다 미국에 가까운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요구하는 의료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인구 44.8%와 농촌인구 79.1%는 의료보장 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빈곤층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부유층은 기본의료보험과 관계없이 의료수가를 직접 책정하는 외자의료기관인 민영병원을 이용하거나 의료쇼핑을 하는 등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왜 반대하는가?

사실 우리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이 바로 저런 상황이 아닐까 한다.

물론 우리보다 복지정책이나 의료체계가 잘 잡혀있지 않는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먼저는 중국과는 사정이 다를 수 있지만 제주 ‘국제녹지병원’으로 인해 경제자유구역으로 확대될 영리병원과 더 나아가 민간병원이 94%를 차지하는 한국의 의료체계상 영리병원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로 의료보장을 받을 수 있다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기관만을 찾아서 다녀야 한다. 과연 민간병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적용을 받을 의료기관은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평등성 VS 효율성

의료는 평등이 먼저일까 효율이 먼저일까.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평등성을 전제로 공공성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경제신문은 이에 대해 중국의 영리병원 허용으로 의료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의료산업이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비판한 적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미국에 영리병원이 많기 때문에 의료산업이 발전하고 의료산업 고용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며 의료산업의 효율성에 대해 강조한다.

어느 산업이든지 투자가 있고 많은 이익이 창출되는 곳엔 사람들이 모여들고 산업고용도 일어난다. 이런 효율성을 전제로 의료체계에 적용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2%는 단기간에 충분히 올릴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논리를 그대로 의료체계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짚어봐야 한다.

우리는 두려워한다.

80년대 누가 병에 걸리면 병원비가 없어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지금은 대다수가 이런 일은 사라졌다. 하지만 제주의 ‘녹지국제병원’을 시발점으로 영리병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다면 다시 80년대로 돌아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했다. 이와 더불어 보건의료 양과 질 기반이 급성장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수준이나 보건의료시스템 효율성은 세계 상위권이다.

이제 나아가 우리나라는 의료관광까지 세계를 제패하겠다고 나섰다. 미국과 같이 의료산업을 활성화 시켜 거대 중국 의료관광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외국 의료관광객을 잡기 위해 국민이 병들어서는 안 될 얘기다.

의료기술분야 세계 최고의 미국.

하지만 그들의 민낯을 본다면 과연 의료분야에 세계최고라고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병원비가 턱없이 비싸 일반 서민들은 아프면 수퍼에서 파는 다량의 진통제를 사서 복용한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갈때에는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어 정부나 자선단체에 손을 벌려야 한다.

이런 세계 최고가 과연 무슨 필요가 있을까

병원은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고 시설이 좋아서 세계 최고라고 자부해도 환자가 올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더욱이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올 수 없다면 더 슬픈 일이다.

과연 정부는 무엇을 꿈꾸는 걸까?

김미현 취재기자  jeju@jejuope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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