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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영리병원②>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영리병원은 잘 맞는가?

최근 우리나라 전체의 사회적 논란인 "영리병원".

그 첫 신호탄으로 지목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신청서가 받아들여진다면 국내 제1호 영리병원이 된다. 하지만 도민과 제주도는 갈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과연 제주도가 말하듯 영리병원은 다른 부작용 없이 "의료관광", "의료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역할만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일까? 

본지는 최근 논란이 되어온  영리병원은 과연 무엇이며, 왜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하는지, 반대를 무릎쓰고 도는 왜 추진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주]

① 제주에 설립한다는 영리병원이란?
② 우리나라 의료체계와 영리병원은 잘 맞는가?

③ 우리는 왜 반대하는가?

④ 영리병원이 생겼을때 제주의 의료체계는 어떻게 변하는가

 

   
 

지난 1일 제주도민운동본부가 여론조사기관에 맡겨 실시한 조사에서 도민의 74.7%가 영리병원을 반대하고, 찬성은 15.9%에 그친 것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지난 13일 제주도의회에서 “(단체가) 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는데 설문조항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안해야 한다. 도민 여론이라는 것이 제도까지 무산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이 맞서자 도는 14일 “외국 의료기관은 외국인이 투자해 설립하는 병원으로 외국인을 유치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국내 건강보험제도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국민의 의료비 상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과연 도의 말대로 국내 건강보험제도나 의료비 상승과는 무관할까?

 

   
▲ <출처=OECD health care resources>

민간의료기관 94%

우리나라 의료체계상 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주체는 의료법 33조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법인, 의료법인, 의료인 개인이다. 그 중 우리나라 의료기간 약 6만 5000개 중 94%는 개인,의료법인, 비영리법인으로 민간이 소유하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는 공공병원은 6%에 불과하다.

제주의 경우 공공병원은 모두 4개(제주대학병원,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권역재활병원), 보건소 6개, 보건지소 11개, 보건진료소 47개이다. 그 외 병원은 모두 민간병원이다.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이 겨우 6%밖에 안된다.

 

   
 

OECD 국가들의 공공병상율을 비교해봐도 우리나라는 거의 꼴찌에 가깝다.  시장성이 우선인 미국의 공공병상 점유율 24.5%보다 우리나라가 더 낮다.

특히, 그나마 적은 공공의료기관이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만성적자 때문에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병원은 비영리법인

또한, 의료법 33조에 따라 모든 병원은 ‘비영리법인’이다.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등도 대기업이 설립한 회사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기업이 설립한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그래서 대기업이 설립한 재단 소유라고 해도 병원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벌어들인 수익은 의료기관에만 재투자해야 한다. 다른 사업으로 돌릴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은 사회보험형(NHI)으로 당연지정제

전국민이 실시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은 의무적 가입으로 해야한다. 시장 개입 정도에 따라 분류해 본다면 우리나라는 사회보험형(NHI)으로 의료를 복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제도는 의료를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공공성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 이런 사회보험형(NHI)에서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계층은 서민층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당연지정제로 건강보험에 가입한 모든 국민들은 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건강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모든 병원에서 예외없이 건강보험 수가 적용받는다.  모든 병원은 본인 부담금을 제외한 진료비는 보험공단의 심사를 통해 지급한다.

우리나라는 영리병원과 잘 맞는가?

제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도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목적으로 이은희 도 보건여성국장의 말처럼 얼핏보면 국내 건강보험제도 및  의료비 상승과는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비율이다. 민간의료기관이 94%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내국인에게도 조금씩 규제를 완화한다면 현재 94%의 비영리 민간의료기관들은 영리법인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유일한 의료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서비스의 내용 심사를 받지도 않고 비용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비자(환자)에게 모두 의료비를 받겠다는 것이다. 결국 의료비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 더불어 현재 공공의료기관이 6% 밖에 안 되는 정부는 의료비 상승을 막을 아무런 대안이 없다.

 

   
 

우리나라에서의 병원은 당연지정제로 모두 국민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 있다. 헌법 제36조 3항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한다. 이를 토대로 국민건강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 모든 국민이 누리는 혜택이다.

하지만 영리병원은 여기서 제외된다. 어쩌면 영리병원의 가장 큰 특징이라 볼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92조 4항>은 “외국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1항에 따른 ‘요양기관’ 및 의료급여법 제9조 1항에 따른 ‘의료급여 기관’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즉 건강보험 적용대상 의료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의미는 의료시술행위를 하더라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주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를 받지 않는 영리병원이 생긴다고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 '영리병원'은 시발점에 불과하다. 영리병원 설립이 허용되는 곳은 전국적으로 8곳이나 된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에 설립 신청서를 낸 ‘국제녹지병원’은 시발점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제6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보면 전국의 8곳이 경제자유구역으로 하여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만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받지 않는 병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당연지정제도’가 폐지되는게 아니라 기존의 제도가 100% 병원에 해당된다면 그 비율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자연스럽게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되는 병원만 가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민간의료기관이 절대 다수인 우리나라는 공공성보다는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의료의 특성상 소비자(환자)의 무지에서 출발하는 독점적 구조에서 과연 의료비는 더 싸질 수 있을까? 의료 시장을 마트들의 경쟁처럼 본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의 1%가 사는 제주도

그 곳에 ‘영리병원’ 1곳이 생기는 일이 아주 미미해 보인다. 하지만  잘 굴러가는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바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미현 취재기자  jeju@jejuope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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